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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제주 당일치기 여행] 평일 3시간 제주 여행 후 바로 돌아오기(항공, 여행경비 정리), 진에어 B777기 탑승기 본문
[나 홀로 제주 당일치기 여행] 평일 3시간 제주 여행 후 바로 돌아오기(항공, 여행경비 정리), 진에어 B777기 탑승기
yhtragramming 2021. 2. 26. 15:09
6개월간 고생한 회사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그동안 야근도 잦았을 뿐만 아니라 쉴 새 없이 울려대는 휴대폰에 진절머리가 나있는 상태였다.
본능적으로 기분전환이 필요함을 느꼈고, 2월 10~13일 설 연휴에 이어 15~17일까지 연차를 냈다.
15~17일 3일간 무엇을 할까 많은 고민을 해봤다. 그동안 밀렸던 영어공부나 할까. 아니면 독서를 할까. 사람을 만날까. 코로나 때문에 밖에서 맘 편하게 친구를 만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책상머리에 앉아 공부나 독서를 하자니 또 스스로에게 스트레를 주는 것만 같았다.
그럼 15일, 17일에 할 일이... 항공기를 너무나 사랑해서 항덕이라고 불리는 나에게 휴식처는 오롯이 비행기 게임을 하는 것이었는데... 생각해 보니 비행기를 탄지도 너무 오래되었다.
재작년 12월, 여자친구와 코타키나발루 항공권까지 예매해놓고 잔뜩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지만, 코로나라는 악재를 만나 모두 취소하고 결국 2020년 6월 제주도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던 것을 생각하면 아직도 아쉽기만 하다.
그래서 이 짧은 연휴 중, 단 하루 15일에 나 홀로 제주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말이 제주 여행이지 그냥 비행기 타러 떠난 덕질이었다...ㅋㅋㅋㅋ). 휴가를 함께 보내고 싶었지만, 일정 상 어쩔 수 없이 일을 해야 했던 내 애인에게는 '비행기만 타고 올게'라고 말하고 예매를 강행(?) 했다.
언제나 항공기 예매를 할 때, 내 우선순위는 가격, 항공 시간보다는 '기종'이다.
3년 전 대만 여행 때, 보잉 787 드림라이너를 타기 위해 다른 시간대를 다 제쳐두고, 저녁 11시 비행기로 예매하고 밤을 꼴딱 새운 여행 경험은 스스로를 한심하면서도 참 대단하다고 느꼈던 계기가 되었다 ㅋㅋㅋㅋ
그런 나의 본질은 바뀌지 않았으니...
국내선 단거리 혹은 저가항공을 탈 때는 대부분이 B738 기종을 타왔다.
뭐 에어서울이나 에어부산은 A320 시리즈지만...
이제는 B738 말고 다른 기종을 타보고 싶었다.
현재 전 세계 항공사에서 운항되고 있는 항공기 중, 내가 안 타본 기종은 B772, B773, A346, B757 정도다.
A346이나 B757는 이제 퇴역 중인 기종이라 이를 타보는 건 사실상 좀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B777 시리즈가 가장 무난한데... 문제는 중대형기다 보니 주로 장거리 노선에 투입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저가 항공사 진에어!
모회사가 대한항공이라 기재들을 대한항공에서 많이 받아서 쓴다고 알고 있는데, 그중 가장 좋은 점이 B777기를 대한항공에서 4대나 받아 돌린다는 점... 일단 연휴에 진에어의 스케줄을 보니...
우와 매주 월요일 B777-200ER을 투입 중이었다!
그래서 그동안 고생한 나 자신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하고 바로 결제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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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서 당일치기 제주여행의 계획표는 아래와 같이 세워졌다.
시간 |
여정 |
비고 |
15:00~16:30 |
집에서 공항 이동 및 체크인 |
지하철 |
16:30~17:30 |
김포(GMP) → 제주(CJU) 비행 |
진에어 LJ335 |
17:30~18:00 |
제주공항 → 시내 이동 |
|
18:00~19:00 |
저녁식사, 바닷바람 쏘이면서 커피 |
|
19:00~19:30 |
제주공항 이동 |
|
19:30~20:35 |
체크인 및 면세쇼핑 |
|
20:35~21:35 |
제주(CJU) → 김포(GMP) 비행 |
제주항공 7C0158 |
21:35~ |
귀가 |
지하철 |
설사 중간에 기종이 예기치 못한 사유로 변경된 건 아닌지 노심초사하면서 공항에 도착했다. 다행히 탑승권에 적혀져 있는 게이트에 B777(HL7733)이 제주→김포 운항을 마치고 들어오고 있었다(드디어 타본다!!).
B777 탑승 전 찍은 사진들... 중대형기라 그런지 높이도 높고, cockpit도 더 멋져 보인다.
내가 앉은 좌석은 57A, 날개 뒤편이기에 엔진 소리를 듣기에도 좋다.
오늘은 RWY 32L → 14R으로 이륙하려나 보다. 아래 사진은 32L로 가기 위해, 32R를 crossing 하는 모습.
B777은 엔진이 상당히 크다. 추력이 대단한지 활주 시간도 별로 안됐다. 곧 항공기가 이륙했고, 김포 신도시를 지나 청라국제도시에서 track을 바꾼다.
track을 바꾸기 전에 flap이 아예 retracted 된 것으로 보아 속도가 이미 250~260knot 이상은 되어 보인다.
당시 휴대폰 GPS가 켜져 있어서 속도계를 켜봤는데, 대략 940km/h(507knot), FL290(29,000ft, 8,840m) 정도로 비행 중이었다.
하늘은 파랗고 예뻤는데, 제주로 Approach 하는 시점에 한라산은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이 날의 landing은 RWY25였다. 역시나 바람이 굉장히 많이 불고 있었다. 흔들림은 있었지만 몸뚱이가 큰 B777인 만큼 안정적으로 Landing 했다. 역시 비행은 재밌다... 비행 내내 창밖만 봤는데 너무 행복하더라...
Taxi → Parking을 마치고 이제 공항 게이트를 나와 버스를 탔다. 저녁시간이 다 되어 그런지 배가 고팠다.
최대한 맛집을 찾아가려 했으나 돌아오는 비행시간도 얼마 남지 않고 해서, 아무 데나 들어가기로 했다.
버스에서 내린 곳은 제주 서문시장 근처로 처음 눈에 띈 곳은 '우진해장국'었다. 그런데 엄청 맛집인지 웨이팅이 길었다. 그래서 건너편에 있는 '별미해장국'이라는 곳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처음 안 사실이었지만 제주에는 '고사리 육개장'이 유명하다고 한다. 시장이 만찬인지라 허겁지겁 먹었다. 맥주 한 병과 함께. 맥주 한 병을 마시니 살짝 알딸딸해졌고, 식사를 마치고 불어오는 바람에 바다 내음을 맡으니 너무 행복했다. 맘만 같아서는 하루를 자고 가고 싶었다.
커피나 한 잔 마시고 갈까 카페를 찾았지만, 서문시장 근처엔 보이지 않았다. 뚜벅이 신세 + 곧 비행기를 탈 신세라 시내로 더 들어갈 엄두를 내진 못했다. 할 수 없이 내렸던 버스정류장 근처에서 2천 원짜리 커피를 한 잔 마시고, 다시 공항으로 왔다. 부모님 과자, 사촌 형의 담배, 여자친구의 아기자기한 선물을 면세점에서 구입하고, 좀만 기다리니 바로 탑승시간이었다.
복편은 제주항공. B737-800 기종이며, 등록번호는 HL8332.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놈이었는데, 2019년 홀로 타이베이 여행을 다녀오면서 귀국길에 탔던 기재다. 반가움 반에, 이왕 탈것이라면 못 타본 기재를 탔으면 하는 아쉬움 반을 싣고 비행기에 올랐다.
바람의 방향이 바뀌지 않았는지 RWY25 → 07로 이륙했다. 단, 날씨가 흐려서 남해 부근을 벗어날 때까진 지상 풍경을 보지 못했다. 해당 시간에 traffic이 많았는지 속력은 630km/h대를 유지했다. 지상에서 달렸다면 상상할 수없이 빠른 속도임에는 분명하나, 850km/h 이상의 속도를 유지하며 제주로 날아갔던 3시간 전의 비행에 비하면 상당히 정체되는 느낌이었다.
비행 40분쯤 지나자 서서히 descending이 시작됐고, 어느덧 서울공항과 판교 및 서울 톨게이트가 보였다. 그리고 우리 회사 위를 지나 서서히 김포공항 RWY32L로 접근했다.
비행을 무사히 마치고 계류장에 도착했다.
그리고 집에 도착하니 11시. 행복한 여행이었던 만큼 피곤하지도 않았다. 그날은 비행했던 기억을 되살리며, 또 다음 여행을 꿈꾸며 잠이 들었다.
그리고 다음날 당일치기 제주여행 비용을 계산해보니 대략 77,000원 정도 들었다. 그래도 나에겐 짧은 시간에 해보고 싶었던 걸 해본 값진 시간이었다. 또 여행 가고 싶다!
항목 |
비용 |
항공 왕편(진에어) |
14,000 |
항공 복편(제주에어) |
44,000 |
식사 |
13,000 |
버스 |
2,300 |
커피&군것질 |
3,700 |
계 |
77,000 |
이상으로 당일치기 제주 여행기(항공 탑승기)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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