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결혼 준비] 결혼 준비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
이제 무더운 날도 다 지나가고, 겉옷을 걸치지 않으면 매우 추울 정도로 계절이 바뀌었다는 게 느껴진다.
결혼 준비도 얼추 되어갔다고 생각했는데, 하나하나 따지고 보면 할게 아직 많이 남은 게 사실이다.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을 함께 하는 첫 자리를 만드는 것이기에, 아쉽지 않게, 최대한 예쁘게 준비하려고 하다 보니 이것저것 신경 쓸 것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먼저 장가간 친구들이 하나같이 '너무 힘들어서 두 번은 안 할란다~'라고 말했는데, 아무것도 모를 때는 '아니 저게 얼마나 힘들다고 저렇게 찡찡거릴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당사자가 돼보니 정말 그런 말이 나올만하다.
그래서 오늘은 직접 결혼 준비를 하면서 힘들었던 부분은 어떤 것이었는지 적어보려 한다.
1. 직장 생활과의 병행
나와 신부 모두 직장인이다.
그러다 보니, 하루를 오롯이 결혼 준비에 투자할 수가 없다. 나는 이게 제일 힘들었다.
내 사주에 32살을 기점으로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거라고 했던 게 기억이 난다. 거짓말처럼 32살이 되자마자 좋은 회사로 이직도 했고, 이에 버프를 받아 아무것도 없이 사회생활을 시작한 내 옆자리에서 묵묵히 나를 응원해 주던 내 소중한 사람에게 프로포즈를 하게 되었다. 겹경사가 일어나서 좋았는데, 막상 이직을 하니 회사는 너무 바빴고, 정시에 퇴근한 적이 정말 손에 꼽을 정도로 야근이 생활화되었다. 결국 퇴근하고 9시가 넘어서야 결혼 준비를 하는 루틴을 몇 달째 이어져오고 있다.
결혼하고 내가 책임질 사람이 한 명(물론 아이를 낳으면 몇 명 더 추가 ㅎㅎ) 늘기에 경제생활도 포기할 수 없는 바, 또한 준비하다 보면 들어갈 돈이 많기에.... 직장 생활도 게을리할 수 없는 상황인 건 어쩔 수 없다.
그런데 이게 너무 힘들긴 하다 ㅎㅎ 정신적 여유가 없는 느낌이랄까.
2. 신부에게 미안한 마음
1번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새 직장에 적응하다 보면 유들유들하게 조절할 수 있다 치자. 하지만 가장 힘들었던 건 바로... 신부에게 미안한 마음이었다. 신부도 나와 똑같이 경제생활을 한다. 전문직이라 퇴근시간은 정해져 있다만, 주말도 일하고 근무시간도 상당히 길다. 거기다가 병원에서 치료를 하기에 무거운 치료 기기도 많이 만지게 된다. 가득이나 야리야리하고 체구도 작은데, 근무 시간 틈틈이 웨딩 카페에 글도 작성하고 스드메, 신혼여행 공부도 하며 하루를 너무나도 알차고 빡빡하게 보낸다. 그러다 보니 최근 면역력도 많이 떨어진 것 같고, 잠도 제대로 못 자는 것 같아 걱정이 많이 된다. 이런 신부에게 항상 미안함 마음이 크다.
나도 회사에서 가끔 쉬엄쉬엄하면서 결혼 준비도 하고 싶은데, 그럴 짬을 만들 새가 없을 만큼 바쁘다. 내 신부님은 정말 열심히 준비를 한다. 너무 대단하다는 생각만 드는 요즘... 신부 몸이 3개 이상은 되어 보임...
3. 신혼여행 준비(몰디브)
에메랄드 바닷물에 야자수가 즐비한 아일랜드. 내가 어려서부터 그렇게 꿈꿔왔던 여행지이다. 몰디브가 그 꿈을 이뤄줄 낙원이라 생각했고, 워낙 갈 기회도 적다 보니 이번에 신혼여행지로 선택하게 되었다(물론 내가 적극적으로 밀었다 ㅋㅋㅋ). 하지만 고생 끝에 낙이온다고 하지 않았는가. 하필 몰디브는 몇 천 개의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였고, 그 작은 섬 하나에 가지각색의 특징이 있는 리조트가 하나씩 자리하고 있다 ㅋㅋ 리조트별 특징도 다 다르고, 비싼 만큼 인프라도 빵빵해서 선택하기에 매우 매우 매우 힘이 든다. 근 한 달째 보고 있는데 아직도 감이 안 잡히는 느낌이다 ㅋㅋㅋㅋ 그래서 몰디브 대학 리조트 학과라는 말이 여기저기 돈다.... 지금도 몰디브 리조트를 선택하기 위해, 우리 커플은 꾸준히 공부하고 있다.
사람마다 결혼 준비를 하면서 느끼는 힘듦 + 즐거움의 포인트는 다양하겠지만, 나는 위의 3가지에서 가장 많이 힘듦을 느꼈던 것 같다. 이래서 나도 결혼은 한 번만 해야겠다 ㅋㅋㅋㅋ 우리 신부가 보면 나는 그저 찡찡대는 것 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여보 미안)... 나름대로 고충을 적어보았다.
신부야 우리 알차게 준비한 만큼 행복하게 살자~!~! 사랑해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