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GMP)↔제주(CJU)] 에어프레미아(Air Premia) Boeing 787-9 탑승 후기
5개월간 진행했던 회사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종료 시점 기준 잔여 연차가 5.5개 정도였는데, 마침 소멸 기준이도 얼마 남지 않아 모두 사용하기로 했다.
휴식 기간 나 자신에 대한 보상은 비행기를 타는 것이기에, 올해 2월처럼 짧게 제주에 다녀오기로 했다 ㅎㅎㅎ
와 그런데 이게 웬걸~
때마침 중장거리 노선 전용 & 최신 기종인 Boeing 787을 국내선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최근 첫 운항을 시작한 에어프레미아(Air Premia)에서 국제선 취항에 앞서, 787을 김포(GMP)-제주(CJU) 노선에 투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선에 787을 투입한 전례는 대한항공이 유일하다. 하지만 워낙 FCS인만큼 가격도 착하지 못해서 당시에 김포공항에서 뜨고 내리는 항공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했던 자신이 떠올랐다. 반면 에어프레미아는 가격은 LCC로, 서비스 품질은 FSC라는 의미의 HCS(Hybrid Carrier Service) 항공사로서 LCC와 FSC의 장점을 모두 살렸다. 거두절미, 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칠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 항덕인 나의 최애 기종은 B787 Dreamliner이다. 최애 기종인 이유는..
① 날개의 곡선이 너무 아름답다(Wing Flex)
② 투명도가 조절되는 창문
(승객 입장에서 창문 덮개가 아닌 blur 처리를 통해 빛의 양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큰 혁신처럼 느껴짐)
③ Strobe Light, Anti Collision Light의 Combination, Time Interval이 너무나 환상적이게 예쁘다.
https://www.youtube.com/watch?v=yW5jD-lOa9k
1. 예매
에어프레미아 공식 홈페이지에서 진행했다. 신규 취항한지 얼마 되지 않아 카드 할인, 첫 가입 시 국내선 5천 원, 국제선 만 원의 추가 할인 프로모션의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 중이었다. 게다가 휴가 기간동안 병원 내원, 여자친구와 데이트하는 등의 소소한 일정밖에 없어서 시간 상관없이 가장 저렴한 일정을 탐색했다.
그 결과, 9월 6일 월요일 저녁 6시 45분 김포 출발, 9월 7일 화요일 아침 8시 40분 제주 발의 여정을 계획하게 되었다.
가격도 착했다. 왕복 24,800원이니 편도 12,400원에 비행기 그것도 787을 탈 수 있다는 행운이!
에어프레미아의 좌석 클래스는 이코노미35, 프레미아42 두 가지로 운영되며, 이코노미35가 말 그대로 이코노미, 프레미가 42는 비즈니스 레벨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현재 프레미아 42도 가격이 저렴하여, 여유가 있는 분들은 타보셔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에어프레미아는 하루 김포-제주 노선을 2회 왕복하는데, 아쉽게도 비인기 시간대인 오전 6시, 오후 6시에만 운항한다.
2. 탑승
① 김포(GMP) - 제주 (CJU)
탑승은 리모트로 했다. 현재 코로나19로 많은 항공기가 김포공항에 날지 못하고 주기되어 있는 상태 ㅠ 이놈들은 어제 하늘을 다시 날아다닐까~~~ 에어프레미아는 국제선 탑승동까지 버스로 이동해서 탔다.
가는 길에 본 아시아나항공 A321NEO. 아시아나항공에 들어왔다는 이야기는 봤지만 실물을 처음 접했다!
그렇게 3~4분을 달렸을까. 드디어 탑승할 에어프레미아 B787(HL8387)을 만났다.
임시 탑승 브리지를 통해 탑승 시작. Rolls Royce 엔진은 정말 웅장하고 거대하다. 사진은 그 크기를 절대 오롯이 담지 못하지만 말이다. 2018년 인천↔타이베이 왕복 노선에서 탔던 스쿠트 항공 B787에 이어 나의 3번째 B787이다 ㅎㅎ
멋진 787 Dreamliner!
내 좌석은 14J. 일부로 창가 좌석으로 골랐다.
명암 조절도 오랜만에 해보니 신기하다.
B787의 예쁜 날개. 그 옆에는 올해 7월 여자친구와 제주도에 갈 때 탑승했던 A333(HL7551)이 주기되어 있다.
탑승하면 10MB 정도의 기내 와이파이 무료 체험권을 나눠준다. 이날 비가 와서 기체가 많이 흔들렸는데, 이와 별개로 내 휴대폰이 너무 오래되어 와이파이는 사용하지 못했다.... 이는 복편도 마찬가지.
오늘은 이륙 방향이 RWY14L → 32R이었다. 역시나 소음이 굉장히 적다. 상당히 안정적으로 이륙했다.
궂은 날씨에도 힘차게 날았던 나의 787은 39분의 cruise 끝에 제주에 approach를 시도했다.
제주공항의 랜딩은 RWY7→25로 소프트하게!!
막상 제주에 오니 내일 아침 바로 떠나야 한다는 것이 아쉬웠다. 이왕 왔으니 동문시장으로 칼같이 달려가서 참돔과 기념품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과자들, 여자친구에게 선물로 줄 소품, 맥도날드에서 치킨, 한라산 소주와 맥주를 샀다.
혼자 술을 마시며 돔을 먹으니 그래도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 여자친구 혹은 친구, 가족들과 왔으면 더 좋았을걸. 하지만 비행기만 타러 간다는 이 괴짜를 어느 누가 진심으로 이해해주고, 제주까지 가서 바로 다음날 아침에 돌아올 생각을 할까.
꼴에 여행이라고 다음날 아침에 해장국으로 유명하다는 '산지해장국'에서 아침까지 챙겨 먹고왔다. 아침 식사까지 끝내니 6시 50분 ㅋㅋ 부지런도 하다. 편의점 커피까지 한 잔 마시고 바로 공항으로 향했다.
② 제주 (CJU) - 김포(GMP)
1시간 정도 항공기를 구경하고 있으니, 어제 나를 제주까지 데려다줬던 B787(HL8387)이 랜딩했다.
드림라이너를 샅샅이 뜯어보고 싶은 마음에 버스에서 내려서 한참을 사진을 찍어대니, 승무원분께서 '손님 탑승 부탁드립니다~'라고... ㅎㅎㅎ 죄송합니다..
마음만 앞서서 앞쪽 좌석을 예약했는데, 김포에서 제주에 갈 때 보니 날개에 어설프게 걸쳐서 밖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탑승 전에 체크인 데스크에서 뒤쪽으로 좌석을 변경해달라고 부탁드렸다. 다행히 친절하게 변경해 주셨다.
참고로 15열 정도부터 날개이다. 대략 25열 이후부터 타야 날개에 걸치지 않고 바깥 풍경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탑승을 다 마쳤는데도 내 옆에는 아무도 앉지 않았다. 이제 아쉽지만 다시 제주를 떠나야 한다!
Flap을 내리고 Spoiler check!
역시나 스무스하게 이륙하는 787.
구름 위로 날아가니 푸른 하늘에 윙 플레스 된 787의 날개가 더 예뻐 보였다.
그렇게 40분간을 날아 김포에 Approach를 시작했다. 서울은 비바람이 불고 있었고, 착륙 2분 전까지 지상이 보이지 않았다. 이제 조금씩 보이는 김포 신도시. 김포에는 14R→32L로 착륙하려나 보다.
착륙 바로 직전까지 Spoiler를 올리시던 기장님. 그래도 소프트랜딩!
에효 하기를 하는데 얼마나 아쉽던지. 언젠가 또 타고 말테다.
하기 중인데 엔진을 점검 중이시던 정비사님. 저도 한 번 만지게 해주세요 787 엔진...!ㅎ
최애 기종인 787을 저렴한 가격, 높은 수준의 서비스 기회로 다시 타볼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던 18시간이었다.
에어프레미아가 HSC 항공사로서 큰 비전을 가지고 성장했으면 좋겠다.
다시 한번 정리해보는 에어프레미아의 장단점.
* 장점 *
1. 저렴한 가격에 최신식 기재인 787을 탑승할 수 있다.
2. 출범한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다양한 프로모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3. 좌석 간격이 상당히 넓다.
* 단점 *
1. 항공기 출발 시간대가 비인기 시간대이다.
2.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는 휴대폰 기종에 따라 혹은 기내 통신 상황에 따라 사용이 어려울 수도 있다.
지금까지 에어프레미아 B787 Dreamliner, 김포↔제주 구간의 탑승 후기였습니다.
감사합니다.